뮤지컬 <김씨표류기>

<김씨 표류기> 2차 멘토링 현장

일시: 2019년 9월 23일 오후 8시 30분~10시 30분
장소: 라이브 사무실
멘토: 더뮤지컬 박병성 국장

 

뮤지컬 <김씨 표류기>는 정재영, 정려원 주연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2인극 구조이지만 두 명이 서로 다른 독립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모놀로그 성격이 강한 극이다. 두 명의 주인공과 이야기를 도와주는 다양한 역할을 맡을 코러스가 등장한다. 뮤지컬은 원작 영화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해 뮤지컬만의 재미를 주는 전략을 취한다. 인공지능 비니를 등장 시켜 여자의 이야기 상대 및 판타지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병성 멘토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로그라인을 분명히 할 것을 주문했다. “세상에서 소외된 두 사람이 만나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라는 로그라인은 모호하다며 구체적인 플롯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물을 먼저 살펴보면 남자의 경우 대출 빚 때문에 자살하는 것으로 시작해 밤섬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다시 자살하려고 하지만 사루비아 꽃을 보며 죽음을 미룬다. 6번 넘버 ‘자연의 섭리’에서 확실하게 깨달음으로 살아볼 힘을 얻게 되는 변화를 관객들에게 설득시켜야 하는 상황인데, 이성적인 설득이 아니라 종교적인 광신도적인 설득이 아니면 어려울 것 같다며 ‘자연의 섭리’에 사루비아가 마치 할렐루야처럼 들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남자의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이 짜장면을 만드는 과정이다. 현재는 밤섬에서 익숙해지는 과정을 노래하는 ‘규칙 리프라이즈’ 다음에 곧바로 짜장면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넘어가서 남자의 생각의 변화 과정이 갑작스럽다. 익숙해진 이후 권태의 과정이 생략되어 짜장면이라는 새로운 목표, 희망의 설정이 갑작스럽다며 여백을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자는 밤섬에서 남자의 생활을 지켜보고 난 후 골방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오게 된다. 현재는 자신과 같은 입장의 남자가 닫힌 공간에서 자신과 다르게 무언가 열심히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변화를 이끌어내게 하고 있으나 관객들을 설득하기에는 약하다. 멘토는 그보다 둘의 로맨스(꼭 남녀 간의 로맨스가 아니라 두 외로운 영혼이 서로 마음을 나누는 방식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남자는 밤섬 모래사장에 글씨를 쓰고 여자는 와인병에 메시지를 담아 서로 펜팔을 주고받는데 남자의 질문 ‘Who Are You?’란 질문에 여자는 답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온라인 상에서 가상의 핵인싸 돌로레스로 자신을 소개하려고 하지만 결국 남자에게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데 이 지점을 살려 전체 구성을 짜는 것을 제안했다. 즉, 이 작품을 어떠한 이유로 골방에 들어간 여자가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을 부정하고 가상의 돌로레스라는 인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가 남자를 통해 이정연 본인을 인정하고 그 앞에 나서는 플롯으로 구성해 보라는 제안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여성의 전사를 좀 더 디테일하게 구성하고 남자 위주의 진행에서 여자 중심의 극으로의 변화도 제안했다. 이미 ‘돌로레스’나 ‘Who Are You, Who Am I’의 넘버가 그런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중요 플롯으로 만들어 보라는 제안이었다. 

 

지금은 남자가 짜장면을 만드는 과정과 여자와 소통하는 과정이 별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남자 역시도 여자와 펜팔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영향을 받아 짜장면을 완성하는 구조로 좀 더 두 개의 플롯을 엮어놓으라고 충고했다. 그리고 현재 여자는 처음 소개하는 장면 이외에는 지켜보기만 하고 와인병에 편지를 보내는 것 이외에는 액션이 없기 때문에 좀 더 극에서 액션을 할 장면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성 멘토는 마지막으로 두 인물의 어떤 점에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그 지점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기 바란다고 했다. 무인도에서 짜장면을 희망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완성해내는 사람에게 같이 감동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 이야기에서 작가가 최종적으로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스스로 명확하게 하고 그 이야기가 충분히 가치 있고 반영되어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