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뱅크시>

<뱅크시> 테이블 리딩 현장

 

 

일시: 2019년 6월 24일 16시~18시
장소: 대학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연습실
연출: 추정화
출연: 박한근, 문성일, 김히어라, 임별, 장민수, 배유리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 4 작가 개발 스토리 참여작 뮤지컬 <뱅크시>가 테이블 리딩을 가졌다. <뱅크시>는 영국의 정체불명의 거리 예술가 뱅크시를 소재로 만든 작품으로, 뱅크시를 둘러싼 주변 인물을 통해 현대미술과 자본주의의 허상을 추적한다. 김홍기 작가는 “자본주의, 빈부격차, 현대미술의 허례허식을 지적하는 뱅크시가 도리어 기득권과 부자들의 이익을 채우는 도구가 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보며 작품을 구상했다”며 “작품이 사회를 읽어내는 또 다른 시선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극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반응이 좋았지만, 인물의 설득력이 부족한 점, 극 안에 특별한 사건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먼저 주인공인 뱅크시가 매력적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뱅크시의 동료 아일라를 연기한 김히어라 배우는 “뱅크시가 어떤 인물인지, 그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의 작품이 사회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통해 뱅크시가 왜 사회 비판적인 그림을 그리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뱅크시를 연기한 박한근 배우는 “대사와 노래에서 뱅크시를 설명하고 있지만 극 속에서 대사나 가사는 흘려듣기 쉽다”며 관객들이 뱅크시라는 인물을 보다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기억하게 할만한 주요 사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뱅크시의 주변 인물인 타일러와 아일라의 설정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영국 명문가 자제로 뱅크시의 작업을 돕다가 그를 배신하는 타일러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추정화 연출은 “작품에서 뱅크시보다 더 궁금한 인물이 타일러”라면서 “1막에서 뱅크시를 선망하던 타일러가 2막에 갑자기 뱅크시의 뒤통수를 치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추 연출은 “타일러가 변하게 된 이유(사건)를 만들어 관객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타일러를 연기한 문성일 배우 역시 타일러의 변화에 의문을 표하면서 “타일러의 변화에 개연성을 만들어줄 구체적인 사건이 필요” 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히어라 배우는 자신이 연기한 아일라의 역할에 의문을 표했다. “아일라가 뱅크시와 협업을 하는 이유나 이후에 자본에 굴복하는 이유를 전혀 알 수 없다”며 현재 대본에서는 “아일라가 이야기 전개에 불필요한 인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코러스 역할을 맡은 장민수 배우는 작품 잘 읽히지만 밋밋하게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각 인물의 관계성’ 부족을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극이 전개될수록 갈등이 심화하기 마련인데 <뱅크시>의 인물들은 갈등이나 대립이 없고 서로 너무 쉽게 타협”하기 때문에 “자칫 극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근 배우 역시 “인물들의 위기, 절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건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번 작품 속에 특별한 사건이 없는 점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라이브㈜ 강병원 대표는 작가가 쓴 것과 관객이 보고 싶은 것에 차이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강 대표는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미술의 가치를 더 부각한 것 같은데 관객에게는 뱅크시에 오롯이 집중하는 편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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