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메이크업>

<메이크업> 멘토링 현장

일시: 극작-9월 14일(토) 오후 4시~6시 / 작곡-9월 22일(일) 오후 3시~5시
장소: ㈜라이브 사무실 / 대학로 타스 카페
극작 멘토: 이희준 작가
작곡 멘토: 민찬홍 작곡가

 

뮤지컬 <메이크업>은 사회와 가족의 기대에 억지로 자신을 끼워 맞춰 살던 의건, 우진, 수정이 각자의 방식으로 진짜 자신을 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메이크업>의 조수지 작가는 1차 멘토링을 바탕으로 등장인물의 설정을 대폭 수정했다. 아나운서 수정과 재벌 2세 우진은 학교 선후배에서 남매로 바뀌고, 직업도 모두 화장품 회사 임직원으로 변경됐다. 의건의 라이벌인 인기 뷰튜버 ‘베지터’는 분량을 더 늘려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등장인물이 설정이 바뀌면서 이야기도 대폭 수정됐다. 태권도 선수에서 뷰튜버로 변신하는 의건의 이야기는 그대로 유지되었지만, 수정과 우진의 이야기는 화장품 회사를 배경으로 가족의 기대와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로 정비됐다.

 

이희준 작가가 진행한 극작 멘토링은 주로 새롭게 변경된 인물 설정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극 중 유일한 악역이자 주인공 의건의 라이벌인 배지터에 대해 이희준 작가는 “배지터와 의건이 엮이는 사건은 더욱 강력한 보상과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두 사람의 사이의 사건이 극을 전개하는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지터와 의건의 관계를 지금 보다 더 유기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이를 위해 나이나 성격, 두 사람 사이의 전사 등을 재설정하는 것도 고려해볼 것을 권했다.

 

 

또 이희준 작가는 “극 전반에 밝은 이미지가 가득한데 자꾸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로 파고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작품의 장점을 저해하는 의주, 우성에 대해서 조언했다. 의건의 쌍둥이 누나이자 불치병을 앓고 있는 의주는 역설적으로 의건, 우진, 수정에게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극 중후반에는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설정만 나올 뿐 이렇다 할만한 역할이 없다. 이희준 작가는 “현재 대본의 의주는 극 전개에 동력으로 역할을 못할 뿐더러 관객을 마음을 무겁게 하는 존재”라며 “오히려 초반 설정처럼 의주가 고등학생 때 세상을 떠나면서 나머지 인물에게 영향을 더 끼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부러운 것 없는 재벌 2세지만 백수가 되고 싶어 하는 우성에 대해서 이희준 작가는 “극의 분위기와 달리 부정적인 인물인 동시에 다른 인물에 비해 에너지가 부족하다”며 인물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희준 작가는 극의 전반적인 구성에 대해서는 “각 인물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약간 ‘쇼’ 스타일을 접목하는 것”을 제안했다.

 

민찬홍 작곡가는 작곡 멘토링에서 현재 완성된 다섯 넘버 중 일부가 “곡 형식이 완벽하지 않음”에 대해서 지적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로 “작곡가가 음악적 구조 정리를 하지 않고 가사를 다 살려서 작곡을 하려다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 경우 작가와 상의해 가사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가사는 비단 곡 구조의 문제뿐만 아니라 멜로디의 문제도 야기시켰다. 민찬홍 작곡가는 “가사의 리듬과 멜로디의 리듬이 조화롭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가사와 멜로디의 리듬이 충돌하지 않아야 가사 전달력이 높아진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멜로디에 가사를 수정하거나 곡을 먼저 작곡한 후 가사 작업을 하는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가사가 완성된 후 가사 수정 작업이 불가능한 환경이라면, “우선 가사 작업에 신경을 더 써야”하며 가사가 완성된 후에는 “작곡 전에 말의 리듬을 면밀하게 살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찬홍 작곡가는 솔로 넘버의 쓰임에 대해서도 더 고민해 볼 것을 주문했다. 현재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솔로 넘버는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는 도구로만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여러 형태로 다양한 활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민찬홍 작곡가는 등장인물의 개성이 뚜렷하고 독특한 만큼 속마음을 말하는 넘버와 일반적인 대사의 톤의 격차가 벌어지는 문제도 제기했다. 이 경우 등장인물에게 일관성을 찾기 어려워 관객이 쉽게 이입하지 못한다며, “각 인물의 개성을 노래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찬홍 작곡가는 넘버가 시작하는 지점에 대해서 갑자기 노래가 시작하는 경향이 많다며 아무런 상황 없이 갑자기 노래가 시작되면 관객이 당황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노래를 시작하는 부분에는 노래를 해야만 하는 사소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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