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몬드>

<아몬드> 멘토링 현장

일시: 2019년 9월 24일(화) 밤 9시~10시 30분
장소: (주)라이브 사무실
멘토: 오세혁 연출

 

뮤지컬 <아몬드>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남들보다 작은 편도체 때문에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가 곤이와 도라를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세혁 연출이 멘토로 참여한 <아몬드> 2차 멘토링에서는 효과적인 장면 구성과 인물 배치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눈 장면은 주인공 윤재가 끔찍한 사고를 겪는 오프닝이다. 이왕혁 작가는 “윤재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극 중 자극적인 장면이 많기 때문에 오프닝 장면은 되도록 담담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세혁 연출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오프닝 장면에서 “윤재가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노래로 서술하듯 담담하게 말하는 설정은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같은 장면이라도 어떤 인물과 배경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며 “오프닝 장면에서 아예 다른 인물을 배제한 채 윤재와 사물만 등장시켜 보다 살풍경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방법도 있다”고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장면 구성의 이해를 도왔다. 한발 더 나아가 오세혁 연출은 단순히 주인공의 상황을 설명하는 것에 그치는 지금의 오프닝과 달리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미리 보여주는 구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윤재와 대비되는 인물이자 윤재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곤이를 처음부터 등장시켜 두 인물의 관계성을 환기하는 오프닝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다음으로 인물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극 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철사’를 어떻게 등장시키고 이야기 전개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철사는 곤이가 추종하는 인물로 극 중 절대 악과 같은 존재다. 철사의 등장 분량은 매우 짧지만 극이 절정에 달했을 때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는 인물이다. 하지만 철사가 극 중에서도 가장 폭력적인 인물이라는 것이 문제다. 이왕혁 작가는 자칫하면 철사라는 인물을 통해 폭력을 미화할 수 있기 때문에 철사를 어떻게 등장시키는가부터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세혁 연출은 먼저 극 전반에 철사의 존재를 암시하는 장치들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대본에서는 철사가 갑자기 등장해 관객에게 인물의 존재에 대해 혼란을 줄 뿐만 아니라 곤이와 딱히 관계가 없는 인물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곤이와 철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유대감을 갖고 있어야 하는 만큼 철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부터 철사의 존재를 유추할 수 있는 대사 등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철사라는 인물을 설정할 때 보통 사람이 느끼는 공포감을 느끼지 못하는 철사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와 비슷한 면이 있다는 점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철사를 아주 특이하거나 특별한 인물로 묘사하기보다는 겉보기엔 윤재처럼 평범한 사람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때 평범함에서 비롯되는 공포는 그 정도가 더 강하게 표현될 수 있다. 동시에 윤재나 곤이 역시 자칫 잘못하면 철사와 같은 인물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두 인물이 서로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는지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세력 연출은 대본 분량이 많아 정리가 필요하고 말했다. 필요한 대사를 제외하고 삭제를 해 분량을 줄이고 대사와 넘버 사이의 간격을 더 줄여야 이야기에 속도감이 붙을 것이라고 했다. 또 주인공이 청소년인 만큼 등장인물 중 어른들의 말은 핵심을 제외하고는 과감히 삭제하고, 윤재, 곤이, 도라 등 세 친구의 대사를 늘려 세 인물의 관계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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