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4

창의특강3 – 창작 뮤지컬의 일본에서의 성공 전략

 

 

일시: 2019년 9월 9일(월) 오후 2시 30분
장소: 동국대학료 혜화관 337호
강사: 김용범 대표(콘텐츠레인지)

 

지난 9일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 4 제3차 창의특강이 동국대학교 혜화관에서 열렸다. 이날 두 번째 강의자로 나선 김용범 대표는 ‘창작 뮤지컬의 일본에서의 성공 전략’를 주제로 진행됐다. 콘텐츠레인지 김용범 대표는 연극, 뮤지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한·일 콘텐츠 비즈니스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전문가이다. 그는 이날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콘텐츠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노하우와 당부를 전했다.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가 중요
김용범 대표는 강의를 시작하며 한국 창작 뮤지컬이 일본 시장에 진출했을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을 소개했다. 우선 한국과 일본의 공연예술 시장 상황이 매우 다르다. 시장 상황이 다르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양국 공연예술 향유 양식에 차이가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평일 공연이 오후 8시에 시작하지만, 일본에서는 오후 8시 시작 공연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과 일본의 주 관객층은 차이가 있으며 이에 따라 공연 관람 형태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일본은 규모가 작은 소극장 공연이나 폐막 기간을 정하지 않고 공연하는 ‘오픈런(Open Run)’ 형태의 공연이 거의 없다. 대학로와 같은 특수한 장소의 부재로 인해 ‘도시형 뮤지컬’이 발달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특징이다. 김용범 대표는 “일본에서는 대체로 열흘 정도의 짧은 공연 기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단박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제작 과정, 투자 방식 역시 한국과 큰 차이가 있다. 일본 공연예술계는 투자 리스크 분산을 위해 제작위원회를 통해 공연을 올린다. 개인의 독자적인 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결정할 때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으나 특정 프로듀서에 의존하지 않아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한국과 일본의 시장 상황이 크게 다르므로 일본 시장에는 접근할 때는 시장의 차이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흥행 전략은? 
그렇다면 일본 시장에서 어떻게 한국 창작 뮤지컬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은 앞서 이야기했듯 일본 시장과 관객의 차이다. 일례로 한국에서는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 연기력이 작품을 선택하는 주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일본 관객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게 김용범 대표의 설명이다. 

 

김용범 대표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장점으로 “일본 시장에서 한국의 다양한 IP(Intellectual Property)를 활용할 여지가 많다는 점”을 들었다. 일본에서는 90% 이상의 작품이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즉, 오리지널 작품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현재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2.5차원 뮤지컬’은 2차원상의 만화를 3차원 무대에서 재현하는 장르로, 이 역시 이미 검증된 원작을 재창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한국 및 일본 시청자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은 한류 드라마는 좋은 원작이 될 수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보장된 스토리와 한류열풍으로 인한 홍보 효과는 창작 뮤지컬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원작 드라마 시청자가 뮤지컬 관객으로 이어진다는 과신은 독이 될 수 있다. 뮤지컬 <겨울연가>(2006)의 경우 약 2,000석 규모의 극장에서 공연됐으나 투자에 비해 적은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김용범 대표는 “관객 동원 목표 과대 설정, 극장 운영 미숙 등으로 인해 내용적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 실패했다”고 말했다. 

 

단기적 흥행보다는 장기적 접근 
끝으로 김용범 대표는 과거 뮤지컬 <커피 프린스>(2012)를 수출한 경험을 소개하며 장기적인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커피 프린스>의 경우 내용은 좋았지만 작품이 알려질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흥행하지 못했다. 김용범 대표는 실패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뮤지컬 <마이 버킷리스트>에 적용해 현재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는 “단기적 흥행을 목표로 하는 전략은 금물”이라며 “한 작품을 작은 공연장에서 집중적으로 알리는 방식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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